이식받은 신부전 환자 6명, 간염에 전염되지 않아
부산 한서병원, 5월 홍콩 세계신장협회서 보고
(부산=연합뉴스) 이종민 기자 = B형 간염에 걸린 사람의 콩팥을 신부전 환자에게 이식해도 간염이 전염되지 않는 이식기술이 국내 최초로 개발돼 의학계의 비상한 주목을 받고 있다.
부산 한서병원(원장 윤철수)은 B형 간염 보균자의 신장을 간염이 없는 환자에게 안전하게 이식하는 생체 신장이식 방법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병원 신장이식팀은 2011년 8월 B형 간염 환자인 A(53·여)씨의 신장을 남편 B(54)씨에게 이식했다. 이식 수술이후 1년 7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남편에게는 간염의 전염이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나 성공적인 수술결과를 얻었다.
이에 앞서 2009년 1월 B형 간염 보균자인 남편(36)이, 간염이 없는 아내(35)에게 신장을 이식하는 등 현재까지 모두 6명의 B형 간염 보균자의 콩팥을 간염이 없는 신부전 환자에게 이식, 이식후 평균 2년이 지난 지금까지 모든 환자들이 간염에 전염되지 않는 결과를 얻었다.
B형 간염 환자의 신장을 이식해 성공하기는 국내에서는 처음이고, 세계에서는 4번째 보고다.
신장을 이식받는 환자는 거부반응을 막기 위해 면역억제제를 복용한다. 이 때문에 B형 간염 보균자의 신장을 이식할 경우 이식받는 환자는 간염 바이러스에 전염될 가능성이 높고 급성 간염에 걸려 생명이 위험해질 수도 있다.
이 같은 위험성 때문에 B형 간염 보균자는 의학계에서 신장 공여의 금기사항으로 간주해 왔다.
그러나 한서병원 신장이식팀은 간염백신, 바이러스 증식억제제, 면역 글로부린 등을 적절히 사용하고 고난이도의 면역체제를 유지하도록 하는 등의 기술을 구사해 B형 간염에 걸린 사람의 신장을 신부전 환자에게 이식, 간염이 전염되지 않도록 하는데 성공했다.
이 내용은 다음달 홍콩에서 열리는 세계신장학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한서병원 공진민 신장이식센터장은 "외국 성공사례 보고는 한서병원에서 한 예방처치 과정을 하지 않았거나 일부만 한 것"이라며 "이번 성공사례는 B형 보균자의 생체 신장이식에 대한 새로운 지침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출처 : 연합뉴스 2013년 4월 10일 이종민 기자 ljm70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