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먹고 잘 놀면 → 경과 지켜봐야 *구토·설사 겹치면 → 당장 응급실로 *다른 증상 없으면 → 요로감염 의심 한겨울에 접어들면서 열병을 앓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 열이 나면서 밤새 울고 보채거나 아무것도 못 먹고 축 처지면 부모의 가슴은 타들어가게 마련이다. 특히 아이들은 자신의 증상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해 부모를 답답하게 만든다. 아이가 구토.경련.기침.호흡곤란을 동반하며 열이 날 때 부모는 어떤 조처를 취해야 할까.
◆ 열은 왜 날까=열은 몸 속의 염증반응에 대해 뇌 속의 체온조절 중추가 방어기전을 작동해 나타난다. 염증이 생기면 체온이 상승해 산소 소모량, 이산화탄소 발생, 심장 박출량 등이 증가하고 그 결과 몸이 피곤하고 괴로워진다. 만일 심장이나 폐질환.빈혈.대사장애 등이 있는 환자는 심장에 부담이 늘어나 더욱 힘들어진다. 또 뇌가 미숙한 5세 미만의 영유아는 경련도 일으킨다.
열병의 가장 흔한 이유는 감기.폐렴 등 신체 특정 부위가 세균이나 바이러스 같은 미생물에 감염된 경우다. 이땐 진찰 등으로 열이 나는 원인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문제는 특별한 증상 없이 열만 날 때다. 대표적인 예가 요로감염. 폐구균.연쇄상구균 등에 의한 균혈증(균이 혈액에 퍼진 상태)도 흔한데 이땐 처음엔 열만 나는 듯싶다가 하루, 이틀 지나면서 갑자기 심각한 폐렴이나 뇌막염 등에 빠지기도 한다. 또 암이나 류머티스열.류머티스성 관절염 등도 다른 증상 없이 한동안 열만 나기도 한다.
열병 치료는 열 나는 원인 제거에 달려 있다. 따라서 열이 날 땐 소아과를 방문해 원인부터 밝히는 게 중요하다.
◆ 가정에서 할 일=열이 나면 우선 아이의 상태를 정확하게 관찰.기록해 보자. 이때 중요한 점은 아이가 평상시와 비교해 먹고 노는 모습이 얼마나 변했는지 등이다. 예컨대 열이 나도 콧물이나 가벼운 기침만 하면서 잘 먹고 잘 놀 경우엔 체온을 측정하면서 다음날 소아과를 찾아도 된다. 단 5세 미만 어린이는 열성 경련이 잘 동반되므로 일단 옷을 벗기고 시원한 환경을 조성한 뒤 미지근한 물로 온몸을 닦아 체온을 내려주는 게 좋다. 또 수분 공급도 충분히 해줘야 한다.
밤중이라도 급히 응급실을 찾아야 하는 열병도 있다. 열과 함께 구토.설사를 하면서 소변을 잘 못 보는 경우, 가라앉은 상태로 전혀 놀지 못할 때, 숨 차 할 때, 불러도 반응이 불명확할 때, 경련 등이 동반될 때 등이다.
콧물.기침 등 감기 증상 없이 단순히 열만 나는 경우에도 병원에서 소변검사를 통해 요로감염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요로감염은 세균이 요로를 감염시키는 병. 항생제를 10~14일 정도 복용하면 잘 낫지만, 방광과 요관의 역류로 인해 발생한 요로감염은 장기간 치료가 필요하다. 이때 감기 치료만 하다간 신장이 망가지는 부작용을 초래하기도 한다.
◆ 해열제 사용법=해열제는 말 그대로 일순간 열만 떨어뜨려 주는 약이며 열병의 근본 치료제는 아니다.
현재 시판되는 해열제는 아세트아미노펜. 이부프로펜.아스피린 등 세 종류. 아세트아미노펜은 부작용이 거의 없어 소아과에서 해열제로 가장 널리 처방된다. 이부프로펜은 해열뿐 아니라 항염 작용도 있다. 하지만 위장장애나 출혈.발진 등 부작용이 아세트아미노펜보다 많다. 아스피린은 해열.진통.항염 효과가 모두 뛰어난다. 하지만 수두.인플루엔자(독감) 감염시 사용하다가 라이증후군(간이나 뇌에 이상을 일으키는 병)이 발생하기도 한다. 또 천식이나 출혈성 경향이 있는 환자, 신생아 등도 복용하지 말아야 한다.
[[[[ 이럴 땐 바로 소아과로 ]]]]
■ 신생아(생후 1개월 이내)가 열이 날 때
■ 열이 39도를 넘을 때
■ 백일 전 아이가 수시로 열이 날 때
■ 열 나면서 축 처져 있을 때
■ 열과 함께 구토나 경기를 할 때
■ 열 나면서 숨 차 할 때
■ 지병이 있으면서 열이 날 때
■ 열이 나면서 소변을 6시간 이상 안 볼 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