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었을 때는 아무 이상이 없다가 40대를 넘어서면서 숨 쉬는 것을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을 의심해 봐야 한다. COPD란 기관지가 점점 좁아지고 폐활량이 줄어드는 병이다. 국내 45세 이상 성인 17.2%가 앓을 만큼 흔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병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한다. 환자 대부분이 병이 상당히 진행돼 호흡이 곤란해진 뒤에야 병원을 찾는다. 초기에 이상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폐활량은 50% 이상 감소돼야 자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COPD의 최대 발병 원인은 흡연이다. 폐활량은 20대 중반부터 매년 20㏄씩 줄지만 흡연자는 50㏄ 감소한다. 공해, 조리 시 나오는 연기, 기관지염 등도 폐활량을 감소시키는 원인이다. 일반적으로 체격이 보통인 남성의 폐활량은 3.5ℓ 정도다. 폐활량이 1.5ℓ 이하로 떨어지면 숨찬 증상이 생기며 0.8ℓ 이하일 땐 혼자 세수하기도 힘들어진다.
불행히도 일단 나빠진 폐 기능을 회복시키는 방법은 없다. 좁아진 기관지를 넓혀주거나 기관지 확장제, 항생제(기관지염 발생 시), 산소 공급(숨이 많이 찰 때)과 같은 대증요법이 치료의 전부다. COPD에 걸린 환자는 처음엔 기침.가래, 호흡곤란 등으로 고통 받다 병이 깊어지면 호흡곤란으로 마치 익사할 듯한 느낌 속에서 여생을 보내야 한다. 호흡곤란을 겪는 환자들은 공포.절망.자괴감을 호소할 정도로 고통스러워 한다.
폐질환 역시 예방이 최선이다. 금연은 필수이고, 조리 때도 환기통 사용으로 유해 연기를 차단해야 한다. 또 기관지염 등은 즉시 치료해 기관지 손상을 최소화해야 한다.
만 40세 이상 흡연자는 매년 폐기능 검사로 병을 조기 발견해 대책을 세울 것을 권한다. 이미 만성 폐쇄성 폐질환을 앓는다면 금연과 더불어 심호흡법(입술을 오므린 상태에서 날숨을 길게 빼주는 법)으로 숨찬 증상을 더는 노력도 필요하다. 또 운동을 통해 호흡 근육을 최대한 키워야 한다.
출처 - 중앙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