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말에 「봄햇살 아랜 며느리 내놓고 가을햇살 아랜 딸 내놓 는다」는 말이 있다. 며느리와 딸을 빗대서 봄햇살이 가을햇 살보다 더 따갑고 피부에도 좋지 않다는 것을 재미있게 풍자 한 말이다. 사실 과학적으로도 봄철이 되면 일조량이 많아지 고 자외선 지수도 높다는 게 증명되었다.
여성들은 봄햇살이 따갑게 내리쬐기 시작하면 양산이나 모자 를 쓰고 다닌다. 자극이 강한 햇빛을 차단해서 기미나 주름 등이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특히 기미는 여성들의 최대 고민거리 중 하나로 멜라토닌이라는 갈색의 색소 세포 가 피부에 지나치게 많이 생겨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미를 단순히 피부 문제로만 생 각하는 경향이 있다. 기미를 없애기 위해 피부박피술이나 레 이저박피술을 이용하는 것도 모두 그 때문이다. 하지만 한의 학에선 기미를 피부 문제로만 보지 않는다. 몸안의 내부 장 기에 어떠한 병적인 현상이 일어났을 때 그것이 겉으로 드러 난 표시라고 본다. 그 때문에 피부과적인 치료로 기미를 없앴 다고 해도 내부 장기의 이상을 제대로 다스리지 않으면 다시 기미가 낀다고 생각한다.
기미의 원인을 정확하게 알아내기 위해선 얼굴의 어느 부위에 기미가 많이 끼어 있는지를 잘 살펴봐야 한다. 기미의 부위에 따라 원인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우선 관골(광대뼈) 부위의 기미는 임신 중이거나 출산후, 또는 유산후에 많이 생긴다. 흔히들 기미를 「임신 마스크」라고 하는데 바로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다. 이것은 자궁의 기능이 좋지 않거나, 자궁 속에 나쁜 물질이 쌓여 있기 때문에 기미가 낀 것이다.
둘째, 콧등의 기미는 나이에 따라 그 원인이 달라진다. 50대 이상인 경우엔 허로증이라고 해서 신체의 기능들이 쇠약해졌 을 때 많이 나타난다. 그리고 20∼30대 젊은 사람들의 경우엔 대체로 비위(소화기 계통) 기능이 좋지 않을 때 콧등에 기미 가 낀다.
셋째, 눈밑에 거뭇거뭇하게 끼는 기미는 음식 중에서 날것, 생것, 찬것등을 습관적으로 많이 먹었을 때 주로 생긴다. 눈 밑에 기미가 많이 끼면 신체적으로도 속이 메슥거린다든가 어 지럽고 가슴이 두근거리면서 뱃속에서 꾸륵꾸륵 소리가 날 때도 있다. 따라서 이때는 「담음증」을 치료하면 눈밑의 기 미가 저절로 없어진다.
넷째, 입 주위에 끼는 기미는 대체로 신장이나 자궁이 좋지 않을 때 생긴다. 그리고 비장이 제 기능을 못할 때도 많이 나타난다. 마지막으로, 얼굴에 전체적으로 끼는 기미는 소화 장애나 신경과민 때문에 생기는 경우가 많다. 특히 혼자 사 는 여성들 중에 광대뼈 부위가 불그스름하면서 얼굴 전체에 시커멓게 기미가 끼는 사람이 있는데 이는 오랫동안 성생활 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생체 리듬이 깨졌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이다.
이렇게 얼굴의 어느 부위에 기미가 많이 끼어 있는지, 그 생 긴 모습을 보고 근본 원인을 치료해주면 기미 문제도 해결되 면서 전신의 건강까지 좋아지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 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