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오줌이 새는 배뇨증상이 요실금이다. 전체 성인 여성의 40%가 한 번은 경험했거나 현재 증상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질환의 특성 때문에 부끄럽다고 감추는 경우가 많아 여행 스포츠 성생활 등 사회활동 전반에 영향을 끼치면서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 무턱대고 수술하면 오히려 악화
최근 요실금 수술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올 1월부터 요실금 수술이 건강보험 혜택을 받게 됨에 따라 환자 부담액이 102만원에서 20만원으로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환자수 감소로 고민하는 일부 의원들이 이 점을 적극 홍보하며 수술을 권유하고 있고,그 유혹에 넘어간 환자들이 쉽게 수술대에 눕고 있다. 그 바람에 때로는 수술을 받지 말아야 할 환자까지 수술을 받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특히 여성 종합건강보험 가입자의 경우 요실금 수술이 건강보험 급여지급 항목으로 바뀌면서 수술진단서를 첨부해 보험금을 청구하면 200만~500만원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게 돼 수술이 크게 늘었다. 일부에서는 질 성형수술(속칭 이쁜이수술)을 받은 후 요실금 수술을 받은 것처럼 허위 진단서를 제출해 보험금을 받아내려다 금융감독원에 의해 적발되기도 했다.
전문의들은 "수술을 받지 말아야 할 경우에 수술을 할 경우 이전보다 더 소변을 참지 못하거나 불임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어떤 경우에 수술하나
요실금은 아프거나 생명에 위협을 주는 질환이 아니다. 하지만 방치할 경우 우울증,체력 저하 등을 유발하게 된다. 또 요실금 현상을 억제하기 위해 물을 적게 마시다 만성적인 탈수와 신장 및 방광기능의 이상이 초래될 수 있다. 엉뚱한 질병으로 고생하기 전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요실금에는 크게 세 종류가 있다. 소변이 마려울 때 참지 못하고 소변을 지리는 절박성요실금,배의 압력이 올라갔을 때 소변이 새는 복압성요실금,그리고 이 두 가지가 혼합돼 나타나는 혼합성요실금이다.
이 중 절박성요실금이 전체의 20~30%를 차지한다. 소변이 몹시 급하며 빨리 화장실에 가지 않으면 속옷을 적시고 화장실에서 속옷을 내리면서 적시기도 한다. 주로 방광의 예민도가 증가하면서 일어나는데 수술로는 교정이 어렵고 약물치료와 방광 훈련이 우선이다. 이런 의학적 프로세스를 지키지 않고 무턱대고 수술할 경우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명시해야 한다.
복압성요실금은 요실금의 70~80%를 차지한다. 증상은 대부분 기침,재채기,줄넘기를 하거나 배에 힘이 들어갈 때 소변이 나온다. 골반의 해부학적 구조 손상 때문에 발생하기 때문에 수술이 효과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증세가 가벼울 때는 골반근육운동 방광훈련 약물치료 등을 먼저 시도하는 것이 좋다.
혼합성요실금은 복압성요실금 환자의 약 25%를 차지한다. 복압성요실금 수술 후 75% 정도는 절박성요실금이 사라진다. 그러나 25%에서는 절박성요실금이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혼합성요실금일 때는 어떤 원인으로 인해 생활이 불편한지를 잘 파악하고 치료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술방법은 여러 종류가 있고 발전을 거듭하여 왔다. 그 중 요도 하부에 구조물을 위치시켜 요도의 압력을 높여주는 요도슬링 수술이 가장 효과적이다. 수술시간이 짧고 상처도 거의 남기지 않으며 90% 이상의 성공률을 보이고 있다.
# 골반근육강화-케겔운동
요실금은 주로 임신과 분만에 따른 골반근육의 이완에 의해 나타난다. 그 외에 과다한 체중증가로 복압이 상승될 경우,혹은 선척적으로 골반근육이 약한 경우에 잘 일어난다. 요실금을 예방하거나 치료하기 위해선 출산 후 4주 정도 지나 골반근육수축운동(케겔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방법은 매일 아침,점심,저녁에 열번씩 골반근육수축운동을 하는데 1번 힘줄 때 10초간 힘주고 10초간 쉬고 하는 것을 10회 반복한다. 즉 하루에 최소 30번 이상 운동하여야 하며 그보다 더 자주 해도 특별한 문제는 없다. 다만 근육을 잘못 사용하여 반대되는 방향으로 운동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정확하게 운동하고 있는지 점검 받을 필요가 있다.
케겔운동은 요실금뿐만 아니라 나이 들어 생길 수도 있는 자궁탈출증 예방에도 효과가 있고 성기능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 여성이라면 누구나 이 운동을 평생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김병군기자 gun39@busanilbo.com
도움말=수영 한서병원 윤철수 병원장(비뇨기과 전문의) |